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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좀비딸 | 좀비가 된 딸, 그럼에도 끝까지 지켜야 할 ‘가족’이라는 이름

트렌드 스토리 2025. 7. 31. 13:39

영화 〈좀비딸〉 리뷰 | 좀비가 된 딸, 그럼에도 끝까지 지켜야 할 ‘가족’이라는 이름

영화 〈좀비딸〉 리뷰 ❘ 좀비가 된 딸, 그럼에도 끝까지 지켜야 할 ‘가족’이라는 이름

 

“내 딸이 좀비가 됐습니다. 그럼… 버려야 하나요?”

이 한 문장이 영화 전체의 서사를 설명합니다.
2025년 7월,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한 휴먼 좀비 드라마 **〈좀비딸〉**이 극장가에 등장했습니다. 제목만 보면 코믹하거나 B급 호러를 떠올릴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가족의 사랑과 사회적 편견에 맞서는 한 아버지의 고군분투를 진심 어린 연기로 풀어낸 수작입니다.


줄거리: 평범한 아빠의 특별한 싸움

영화는 사육사로 일하며 딸과 단둘이 사는 **정환(조정석)**의 일상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무뚝뚝하지만 딸을 누구보다 아끼는 아버지입니다. 그러나 평범했던 하루가 **딸 수아(최유리)**의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서 무너집니다. 감정을 잃고 공격성을 보이지는 않지만 감각이 둔해진 채 살아있는 듯 죽은 상태가 되어버린 수아.

병원도 경찰도, 아무도 믿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이런 감염자들을 '격리' 아닌 사실상 사살하려 하고, 정환은 이를 피해 딸을 업고 고향 은봉리 바닷마을로 도망칩니다.

이곳에서 그는 어머니 밤순(이정은), 약사이자 친구 동배(윤경호), 그리고 과거의 연인이었던 **연화(조여정)**와 재회하게 됩니다.

딸을 다시 인간답게 만들 수 있다는 희망으로, 그는 수아에게 감정을 ‘훈련’시킵니다. 하지만 정부의 포위망은 점점 좁혀오고, 마을 사람들도 그들의 존재를 눈치채기 시작하면서 극은 긴장감 있게 전개됩니다.


조정석의 연기 – 코미디 아닌 진심의 부성애

조정석은 이번 영화에서 자신의 유쾌한 이미지를 내려놓고 부모로서의 절박함과 처절함을 그려냅니다.
딸이 조금씩 ‘사람’의 흔적을 잃어갈 때마다 무너져 내리는 눈빛,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며 숨어야 하는 두려움,
그리고 세상 모든 걸 포기하더라도 딸만은 살려야겠다는 결심.

그의 연기는 관객을 울게 합니다. 과장된 감정이 아닌, 억눌려 터져 나오는 눈물과 떨리는 숨결로 부성애를 표현하며 극에 진정성을 부여합니다.


최유리 – 대사 없이 ‘존재’를 연기하다

수아 역을 맡은 최유리는 거의 말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눈빛 하나, 움직임 하나로 좀비와 인간 사이의 감정을 오가며 관객을 붙잡습니다.

아빠가 주는 음식을 받으며 눈동자가 흔들리는 순간,
혼자 외롭게 앉아있다가 햇살에 얼굴을 비추는 장면,
아빠가 자신을 끝까지 감싸는 걸 깨달았을 때 터지는 눈물…

이 모든 장면이 대사 없이도 완벽하게 전달됩니다. 신인 배우지만, 이 역할로 필모그래피에 강렬한 첫 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윤경호 – 냉소와 따뜻함 사이에서

동네 약사이자 정환의 친구 ‘동배’ 역의 윤경호는 처음엔 시니컬하고 이기적인 현실주의자로 보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정환과 수아를 돕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줍니다.
그는 현실적인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면서도, 끝내 정환의 고집에 동참하며 ‘사람 됨됨이’를 보여줍니다.

윤경호 특유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 그리고 극 후반 코믹한 변신(!)은 극의 긴장감을 적절히 풀어주는 완급 조절 역할을 훌륭하게 해냅니다.


영화적 완성도 – 잔인하지 않은 좀비물

〈좀비딸〉은 잔혹한 장면 없이도 불안을 만들어냅니다.
좀비가 직접적으로 사람을 물지 않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기감, 사회의 차가운 시선, 그리고 아버지의 불안정한 감정이 극을 밀도 있게 끌고 갑니다.

  • 은봉리 해안가의 풍경은 서정적이고도 쓸쓸합니다.
  • 카메라워크는 종종 정환의 시점으로 이동하며 감정 몰입을 극대화합니다.
  • 음악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장면에 따라 정확히 감정을 조율합니다.

기억에 남는 대사

“좀비라도, 내 딸이야.”
“사람으로 보이지 않아도, 나는 여전히 아빠야.”
“우리가 그 애를 포기하는 순간, 사람도 가족도 아니야.”

이 영화는 말합니다.
‘사람이란 무엇인가’, ‘가족이란 어떤 존재인가’.
그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이 영화는 적어도 사랑만큼은 조건이 없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합니다.


총평

항목 평가
연기 ★★★★★ (조정석·최유리·윤경호 완벽 호흡)
스토리 ★★★★☆ (웹툰보다 따뜻하고 서정적)
감정선 ★★★★★ (웃음과 눈물의 조화)
추천도 ★★★★★ (온 가족이 함께 봐도 좋은 감동 영화)
 

추천 대상

  • 자녀를 키우는 부모, 특히 ‘딸바보’ 아버지
  • 좀비물은 부담스럽지만 감동적인 가족 영화를 보고 싶은 관객
  • 조정석, 윤경호, 최유리 배우의 연기를 좋아하는 분
  • 원작 웹툰의 팬이거나 따뜻한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 관객

〈좀비딸〉은 가족이라는 관계를 새삼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좀비라도 가족은 가족이다’라는 그 단순한 메시지 하나가, 영화 내내 울림 있게 이어집니다.
올여름, 단 한 편의 감동적인 한국 영화를 고른다면, 주저 없이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