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 – 웃음과 눈물이 함께한 K-좀비 가족 드라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 – 피보다 진한 가족애와 생활형 웃음이 만난 특별한 좀비 이야기
솔직히 ‘좀비’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을 보면, 우리는 대개 피와 공포,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먼저 떠올립니다.
원작은 네이버에서 연재된 이윤창 작가의 웹툰 〈좀비딸〉로, 이미 마니아층이 형성된 이야기입니다. EBS와 DURUFIX가 2022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방영했고, 현재 넷플릭스에서 전 26화를 모두 볼 수 있죠.
주말에 아이들과 좀비딸을 보기로 하고 처음 보는 좀비물을 무서워하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애니메이션을 먼저 보여주기로 했어요. 아이들은 처음 몇 화만에 바로 몰입했어요. 하지만... 그날 밤에는 좀비 때문에 깼다고 둘째가 울더라고요... 아마도 아직 초3에게 좀비물은 너무 무서운가 봐요...;;; 그래도 극 중 애용이 생각하며 다시 자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애용이가 너무 귀여운 캐릭터로 나옵니다.
아버지 정환과 좀비가 된 딸 수아의 관계는 단순히 ‘비극’이 아니었어요.
수아가 시식 코너에 다가가면 허둥대며 막는 정환, 달빛 아래 창가에 앉아 있는 수아 옆을 말없이 지켜주는 모습…
이 모든 게 너무 현실적인 부녀 케미로 그려져서, 무심코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숨은 주인공, 고양이 애용이.
애용이가 소파 위에서 졸거나, 수아 곁에 살짝 다가와 앉는 장면들은 마치 집에서 반려묘를 보는 듯한 친근함이 있었어요.
애니의 OST도 너무 좋았습니다. 피아노와 현악이 어우러져 부드럽게 흐르면서, 감정을 차분히 끌어올려줬죠.
1. 줄거리 – 좀비가 된 딸, 그래도 내 딸입니다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아버지 정환과 딸 수아. 그러나 어느 날 원인 모를 바이러스가 퍼지며 세상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집니다. 수아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가 되고 말죠.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좀비가 된 가족을 두려워하며 멀리하겠지만, 정환은 달랐습니다.
그에게 수아는 ‘좀비’이기 전에 ‘내 딸’이었죠. 설령 말을 잃고, 예전의 표정이 사라졌다 해도, 그는 끝까지 딸을 지키고 돌보기로 합니다.
정환은 사람들의 의심과 위험 속에서 수아를 숨기고 지켜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씁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터집니다.
2. 고양이 ‘애용이’의 존재감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바로 고양이 애용이입니다.
애용이는 단순히 배경에 있는 동물이 아니라, 극 중에서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때로는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숨은 조연’이죠.
- 수아 옆에서 졸고 있는 장면 → ‘좀비도 고양이와는 평화롭게 지낼 수 있구나’ 싶은 따뜻함
- 수아가 기분 좋을 때 애용 이를 쓰다듬는 모습 → 무표정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의 단서
- 위험 상황에서 ‘야옹’ 하고 울어 주변의 시선을 돌리는 씬 → 은근히 활약하는 장면이라 팬들 사이에서 인기
애용이는 마치 시청자 대신 수아와 정환 곁을 지키는 ‘작은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3.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전개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은 ‘웃음’과 ‘감동’이 절묘하게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정환이 수아를 마트에 데리고 갔다가 시식 코너를 발견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별일 아니지만, 좀비가 된 수아가 무심코 시식대로 다가가자 정환은 당황하며 막습니다. 이 장면은 슬프면서도 웃기죠. 딸이 좀비가 돼도 여전히 그 아이만의 습관과 성격이 남아 있다는 걸 보여주니까요.
또 다른 장면에서는 수아가 어릴 적 좋아하던 노래가 흘러나오자 갑자기 몸을 흔드는 모습이 나옵니다.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이지만, 그 미세한 움직임에 정환은 눈시울을 붉힙니다. 이 짧은 순간이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하죠. ‘좀비가 되어도, 너는 여전히 내 딸이다.’
4. 작화와 연출 – 잔혹함보다 따뜻함
작화는 세밀한 디테일보다는 분위기와 감정 표현에 집중한 스타일입니다. 화려한 색감 대신 부드럽고 따뜻한 톤을 유지해, 자극적인 좀비물과는 결이 다릅니다. 피가 난무하거나 끔찍한 장면은 최소화해, 가족 단위로도 부담 없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수아의 동그란 눈과 무표정 속 미묘한 변화는, 시청자로 하여금 그녀의 내면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연출도 불필요한 액션이나 과장된 효과 대신, 정환과 수아의 일상적인 순간을 담담히 보여주는 데 집중합니다. 덕분에 시청자는 두 인물의 감정을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5. OST와 분위기
OST는 전체적으로 잔잔한 피아노와 현악 위주의 곡들이 많아, 감정선을 부드럽게 이끌어줍니다. 긴장감 있는 장면에서도 음악이 과하게 튀지 않아 몰입이 잘 되고, 일상 장면에서는 따뜻한 선율이 흐르며 ‘힐링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생활 소리(바람, 발소리, 문 여는 소리)를 세밀하게 담아내 현실감을 높인 것도 좋았습니다.
6. 시즌 구성과 시청 팁
- 총 26화, 한 화 13~14분 → 부담 없이 보기 좋음
- 전체 스토리는 부녀의 여정을 따라가지만, 회차별로 독립적인 에피소드 구조라 중간부터 봐도 재미있습니다.
- 귀여운 포인트를 즐기는 시청자는 코믹 에피소드 위주로 먼저 골라봐도 좋습니다.
7. 인물소개
8. 시청 후 느낀 점
저는 원래 좀비물에서 ‘공포’나 ‘스릴’을 기대하는 편이었는데, 이 작품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제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좀비라는 설정은 오히려 부차적이고, 핵심은 가족의 사랑과 헌신입니다. 정환이 수아를 지키는 이유는 단순히 피붙이라서가 아닙니다. 그에게 수아는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죠.
마지막 화를 보면서, ‘내가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사랑은 상황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고양이 애용이는 이 드라마의 ‘숨은 주인공’입니다. 정환과 수아 사이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시청자에게 미소와 따뜻함을 전해주죠.
- 감동도, 귀여움도, 웃음도 한 번에 느끼고 싶은 분
- 좀비물이 무서워서 못 보는 분
- 고양이 덕후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