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리뷰] 『메리 킬즈 피플』 – 금기의 문을 연 장르물, 연기력만으론 채워지지 않는 무게감
[드라마 리뷰] 『메리 킬즈 피플』 – 금기의 문을 연 장르물, 연기력만으론 채워지지 않는 무게감
도입부 – 뜨거운 화제성, 뜻밖의 저조한 시청률
요즘 화제를 모으며 시작한 MBC 금토극 『메리 킬즈 피플』. 캐나다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하여, **‘조력 사망(안락사)’**이라는 묵직한 소재를 한국 드라마에 첫 도입한다는 점만으로도 기대감이 컸습니다. 첫 방송 시청률은 3.2%로 준수하게 출발했지만, 단숨에 2.1%로 하락한 뒤 줄곧 1%대 고정이라는 뜻밖의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데다, 화제성도 상당했던 작품이지만 왜 이토록 시청률이 따라주지 않은 걸까요? 정답은 글에서 하나씩 풀어드릴게요.
줄거리 – 삶도 살인도 아닌 선택의 경계선에서
드라마의 중심에는 **우소정(이보영 분)**이라는 응급의학과 베테랑 의사가 있습니다. 그녀는 치료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끝없는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를 위해 조력 사망을 돕기로 결심합니다.
"사람들은 삶과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죽음은 범죄가 아니니까."라는 그녀의 확신 뒤엔 어린 시절, 어머니의 고통 어린 자살이 자리 잡고 있죠.
반면 **조현우(이민기 분)**은 시한부 환자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우소정을 잡기 위한 형사 반지훈으로,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그의 인간적인 내면과 고민이 점차 드러나는 장면은 드라마의 또 다른 축이죠.
그리고 **최대현(강기영 분)**은 우소정에게 조력 사망의 길을 들춰준 의사이자, 인간적인 공감과 현실적 유머를 더해 극의 감정을 완급 조절합니다.
배우들의 연기, 무게를 지탱하는 중심축
- 이보영은 이성적이면서도 감정적인 깊이를 잃지 않는 연기로, 우소정의 내적 갈등을 피부로 전합니다. 그녀의 "치명적 선택을 돕는 의사의 고통"은 어떤 장면보다도 서늘하고 깊어요.
- 이민기는 두 얼굴을 완벽히 소화했습니다. 시한부 환자의 절망과 형사의 책임 사이에서 흔들리는 감정의 깊이는, 그의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보게 만듭니다.
- 강기영은 이 무거운 드라마 속에서 때로는 유머를, 때로는 따뜻한 위로를 던지며 숨통을 틔워줍니다. 그의 존재가 극 전체의 감정 균형을 이루는 핵심이었어요.
- 인물관계도
관전 포인트 – 몰입의 이유와 어려움
- 민감하고 무거운 소재 – 안락사라는 주제는 사회적, 윤리적으로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도전입니다. 시청가 등급(19세 이상)이 부여돼 접근성을 더 제한했죠.
- 일관되지 않은 톤 – 각 에피소드의 분위기와 대사 톤이 뒤죽박죽이라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반복되는 죽음 구조 때문에 몰입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어요.
- 연기력 대비 낮은 시청률 – 배우들의 연기에는 호평이 끊이지 않았지만, 시청률은 따라주지 못했습니다. ‘연기력이 아까운 드라마’라는 평가가 대표적입니다.
OTT 및 기타 정보 – 접근성과 시청 환경
《메리 킬즈 피플》은 MBC에서 금, 토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며 총 12부작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이고, OTT 플랫폼 웨이브와 티빙에서 VOD로 시청 가능합니다. 누적 화제성은 높았지만, 소재와 등급 때문에 대중적 접근성을 제한한 점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메리 킬즈 피플』은 죽음 앞에서 삶을 질문하는 드라마입니다. 무거워도, 표현되지 않은 감정의 무게와 배우들의 진심 어린 연기로, 한 번쯤은 마주해야 할 화두를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