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 이병헌·손예진 조합에 설레다
솔직히 이번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건 포스터 때문이었어요. 박찬욱 감독 특유의 강렬한 색감과 대비, 그리고 묘하게 낯설지만 익숙한 인물 배치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포스터만 봐도 ‘아, 이건 또 한 편의 그림 같은 영화가 나오겠구나’ 싶었습니다. 이번에도 미술감독이 누군지 괜히 궁금해질 만큼, 색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이병헌과 손예진, 그 무게감 있는 조합
주연은 이병헌과 손예진. 사실 이 두 사람 이름만 들어도 기대감은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이병헌은 이번에 해고당한 가장 ‘만수’ 역할을 맡았는데, 예고편만 봐도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한 남자의 얼굴을 너무 잘 담아내더군요. 늘 차분하면서도 눈빛 속에 폭풍을 숨긴 연기를 해왔던 그라, 이번에도 보는 이를 압도할 것 같아요.
손예진은 아내 ‘미리’ 역으로 출연합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보는 손예진이라 반갑기도 하고, 결혼과 출산 이후라 그런지 이전보다 더 깊어진 눈빛이 인상적이더군요. 가족을 지켜야 하는 아내, 현실을 버텨내야 하는 엄마로서 어떤 감정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대목이에요.
거기에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같은 배우들이 조연으로 합류했으니, 작은 장면 하나까지도 꽉 차 있을 것 같죠.
현실에서 꺼내온 이야기
영화의 시작은 단순합니다. 주인공 만수가 25년 다닌 공장에서 해고를 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이 단순한 사건이 가족 전체를 흔들어버리고, 그가 살아남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가 곧 영화의 핵심이죠.
‘해고’라는 소재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낯설지 않잖아요. 그래서인지 예고편을 보는데도 마치 내 주변, 혹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다가왔습니다. 현실적이면서도 박찬욱 감독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연출이 더해져, 그냥 드라마로만 소비되지 않을 듯합니다.
색감과 미장센, 박찬욱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박찬욱 감독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비주얼이잖아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포스터에서부터 느껴지는 강렬한 색 대비, 조명으로 인물의 얼굴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방식, 공간 속 여백까지 모두 의미 있어 보였어요. 사실 저는 이번 작품의 미술감독이 누군지 꼭 찾아보고 싶더라고요. 그만큼 화면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처럼 보였습니다.
관전 포인트
- 이병헌의 연기: 무너져가는 가장의 초조함을 어떻게 표현할지.
- 손예진의 복귀: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새로운 감정선.
- 현실과 맞닿은 주제: 해고, 생존, 가족, 노동 —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
- 박찬욱의 미장센: 이번에도 색과 공간, 소품으로 드라마를 압축해 보여줄지.
- 조연들의 시너지: 이름만 들어도 든든한 배우들이 얼마나 극에 무게를 실어줄지.
쿠키 영상은?
아직 개봉 전이라 쿠키 영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박찬욱 감독 특성상 엔딩 크레딧 이후 짧은 여운을 주는 장면이 숨어 있을 수도 있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고 볼 생각이에요.
마무리 감상
개봉을 하루 앞두고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소식을 보니, 역시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던 작품이구나 싶습니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으면서도, 보는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박찬욱 감독의 힘이 이번에도 통할지 정말 궁금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이병헌과 손예진, 두 배우가 만들어낼 호흡이 가장 기대돼요. 해고된 가장과 그 곁을 지키는 아내라는 설정 속에서, 두 사람이 현실과 맞부딪히는 부부의 얼굴을 어떻게 그려낼지, 관객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거든요.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또 한참 동안 색감과 장면들을 곱씹게 될 듯합니다. **“어쩔수가없다”**라는 제목처럼, 어쩔 수 없는 선택들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켜낼 수 있을지, 답을 찾게 해주는 영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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