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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드라마 리뷰] 《나의 해리에게》 – 마음의 균열 속에서 다시 피어난 사랑

by 트렌드 스토리 2025. 9. 3.

[드라마 리뷰] 《나의 해리에게》 – 마음의 균열 속에서 다시 피어난 사랑

《나의 해리에게》 – 마음의 균열 속에서 다시 피어난 사랑

 

오늘 소개드릴 드라마는 작년에 나온 드라마죠.. 너무 가슴아프고... 따듯한 드라마였던 기억이 납니다.

ENA 드라마 였는데요. 지금은 OTT 티빙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처음 방송을 켰을 때, 솔직히 기대보다는 호기심이 컸습니다. "해리성 장애를 다룬 드라마라니… 과연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지만 첫 장면에서 은호(신혜선 분)의 내레이션이 흐르는 순간, 마음이 확 당겨졌습니다. 방송국 아나운서로 환하게 웃고 있지만, 그 웃음이 너무 아프게 보였던 거죠. 겉으론 당당한 프로지만, 그 내면에 켜켜이 쌓인 불안과 상처가 금세 느껴졌습니다.

 

또 다른 상처가 있는 이진욱배우님의 캐릭터도 공감이 되면서.. 이별 이후 4년간 ‘혐관 상태’로 지내던 **정현오(이진욱)**는 은호와 마주치면서 묘하게 흔들립니다. 그의 따뜻함이 이해되기까지, 그리고 은호의 무의식에 깨어난 ‘해리’라는 존재를 알게 되면서 마주한 감정의 균열은, 단순한 로맨스 이상으로 가슴을 저릿하게 했습니다.


두 인격의 등장 – 은호와 해리

해리성 장애라는 소재는 흔하지 않습니다. 은호에게서 ‘해리’라는 또 다른 인격이 나타나는 순간, 드라마는 본격적으로 전환됩니다.

신혜선은 마치 한 배우가 아니라 두 배우가 번갈아 등장하는 듯한 자연스러움을 보여줬습니다. 은호는 따뜻하지만 늘 지쳐 있는 표정, 해리는 당돌하고 자유로운 눈빛. 같은 얼굴인데 전혀 다른 기운이 느껴져서, 시청자로 하여금 "정말 다른 인격일지도 몰라"라고 믿게 만들었어요.

특히 해리가 처음 깨어나 정현오(이진욱 분)를 바라보는 장면은,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강렬한 순간으로 다가왔습니다.


 아픈 과거, 다시 얽히는 현재

 

 

정현오와 은호의 관계는 단순한 연인 재회가 아닙니다. 4년 전,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떠났던 그들이 다시 마주합니다. 현오는 여전히 은호를 바라보지만, 은호는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공허함에 갇혀 있습니다.

여기에 해리가 등장하면서 현오의 마음은 더욱 혼란스러워집니다. 그는 은호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해리를 마주했을 때의 설렘과 두려움도 부정할 수 없죠. “널 사랑하지 않아도, 난 괜찮아”라는 대사는 그가 얼마나 은호라는 존재 자체를 지키고 싶어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순수한 첫사랑 라인 – 혜리와 주연

드라마가 무거운 감정만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혜리(해리)와 강주연(강훈 분)의 풋풋한 첫사랑 라인은 보는 이의 마음을 잠시 쉬게 해줍니다. 특히 혜리가 주연을 위험에서 구하고 두 사람의 입맞춤이 이어지는 장면은, 첫사랑의 설렘을 가장 순수하게 표현한 순간이었어요. 이 대조 덕분에 은호-현오 라인의 무게감이 더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나의 해리에게》 – 마음의 균열 속에서 다시 피어난 사랑


연출과 대본의 힘

연출은 정지현·허석원 감독이 맡았습니다. 도깨비,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을 연출한 정지현 감독 특유의 감각 덕분인지, 화면의 색감과 빛의 활용이 은호와 해리의 경계를 잘 표현했습니다.

대본은 한가람 작가가 집필했는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서 보여준 잔잔하고 섬세한 문체가 이번에도 빛을 발했습니다. 특히 은호가 해리로 변할 때의 작은 행동, 단어 선택 하나까지 치밀하게 설계된 느낌이었습니다.


🎶 OST와 음악 연출

OST도 감정선을 따라 흘러갑니다. 차분한 피아노 선율에서 시작해, 감정이 고조될 땐 현악기의 긴장감이 배경을 채웁니다. 특히 신혜선이 눈물짓는 장면에 깔리던 잔잔한 여성 보컬 곡은, 마치 은호의 마음을 그대로 옮겨둔 듯 아프면서도 위로가 됐습니다. 드라마가 끝난 뒤 OST를 다시 찾아 들었던 시청자들이 많았다는 반응이 이해가 되더군요.


화제성과 시청자 반응

《나의 해리에게》는 ENA 드라마 중에서도 드물게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은 작품입니다. 최고 시청률 3.7%, TV-OTT 화제성 2위에 오르며, 장르적으로 쉽지 않은 ‘해리성 장애’라는 소재를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혜선 연기 보고 눈물이 터졌다", "정말 웰메이드 치유 로맨스", "나도 내 안의 해리를 껴안아야겠다" 같은 공감 리뷰가 넘쳐났습니다.

 

 


《나의 해리에게》는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가 아닙니다. 마음의 균열 속에서 태어난 또 다른 ‘나’와 그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은호와 해리, 현오와 주연, 모두가 서로의 상처를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였고, 그 안에서 시청자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됩니다.

마지막 회를 보고 나서, 저 역시 "혹시 나에게도 보지 못한 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해리를 사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위로도 받았죠.